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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즈데이 시리즈 리뷰 대표 이미지 - 기숙학교 미스터리를 다룬 판타지 성장극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아담스 패밀리의 그 웬즈데이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라는 설명만 들었을 때는 향수 마케팅에 기댄 팬서비스 콘텐츠 정도로 예상했거든요. 팀 버튼이 제작에 참여한다는 사실도 반신반의했습니다. 버튼 특유의 고딕 미학이 8부작 시리즈 전체를 유지하기에 충분할지 의문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1화를 켜고 나서 예상이 빗나갔다는 걸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기존 캐릭터를 재활용한 작품이 아니라, 웬즈데이 아담스라는 인물을 완전히 새로운 맥락에서 다시 세운 성장극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과정이 어디서 성공했고, 어디서 삐걱거렸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원작 아담스 패밀리와의 거리감 — 오마주인가, 독립인가

    웬즈데이를 원작과 비교해서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거리두기'입니다. 1960년대 TV 시리즈부터 1991년, 1993년 영화까지 이어진 아담스 패밀리 세계관에서 웬즈데이는 언제나 가족의 일원으로 기능했습니다. 가족 전체가 이상하고 그 안에서 웬즈데이는 가장 극단적인 캐릭터였죠. 그런데 넷플릭스 시리즈는 그녀를 가족에서 분리해 기숙학교 네버모어 아카데미로 보냅니다. 이 선택이 이 드라마의 핵심 전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족 맥락을 제거하면 웬즈데이는 '괴짜 가족 중 한 명'이 아니라 '자신이 괴짜임을 자각하는 개인'으로 서게 됩니다. 네버모어 아카데미는 늑대인간, 뱀파이어, 고르곤 등 아웃사이더들이 모인 학교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웬즈데이는 그 안에서도 또다시 아웃사이더가 됩니다. 이 이중 소외 구조가 드라마 전반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꽤 영리했습니다. 다만 원작 팬 입장에서는 고메즈, 모티샤, 퍼기와 같은 가족 캐릭터들이 주변부로 밀려난 것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 선택이 드라마를 독립적인 작품으로 성립시키는 데 필요했다고 봤지만, 아담스 패밀리 세계관 자체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게는 분명 기대와 다른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제나 오르테가라는 선택이 맞았던 이유

    이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건 제나 오르테가의 댄스 장면입니다. 레이디 가가의 Bloody Mary에 맞춰 춤을 추는 그 장면이 틱톡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드라마의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렸죠. 그런데 저는 그 장면보다 오히려 그 이외의 순간들에서 오르테가의 역량을 더 강하게 느꼈습니다.

    웬즈데이 아담스라는 캐릭터의 핵심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무표정, 단조로운 어조, 냉소적인 언어 선택이 이 캐릭터의 정체성인데, 이걸 연기로 구현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면 캐릭터가 깨지고, 완전히 지워버리면 시청자가 감정 이입을 못 합니다. 오르테가는 그 경계를 꽤 정밀하게 조율했습니다. 특히 예지 능력으로 과거의 폭력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장면들에서, 몸이 굳어가는 방식이나 시선 처리가 단순히 '무표정'이 아니라 '억제된 공포'로 읽혔습니다. 그 미묘한 차이가 캐릭터를 살아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후반부로 갈수록 웬즈데이가 감정적으로 열리는 과정이 다소 급하게 처리됐다는 것입니다. 타인과 거리를 두던 인물이 친구와 연대하고 사랑에 흔들리는 과정은 성장극의 필수 요소지만, 8화 분량 안에서 이 변화가 충분히 설득력 있게 쌓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로맨스 라인은 드라마 전체에서 가장 약한 고리였습니다. 오르테가의 연기 자체보다는 캐릭터의 내면 변화를 뒷받침하는 서사 설계 문제라고 봅니다.

    팀 버튼 연출 — 색채와 구도는 살아있었다

    팀 버튼은 시즌 1 전체 8화 중 4화를 직접 연출했습니다. 나머지 4화는 간다 몬테이로와 마이클 고이가 맡았는데, 흥미롭게도 버튼이 연출한 화와 그렇지 않은 화 사이에는 시각적 밀도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버튼이 연출한 초반부에서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건축물, 숲의 구도, 색 대비는 그의 전작인 비틀쥬스나 슬리피 할로우를 연상시키는 고딕 미학을 충실히 구현했습니다.

    특히 웬즈데이의 의상과 배경 색채 설계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웬즈데이는 거의 항상 흑백 계열의 의상을 입고, 주변 인물들은 상대적으로 채도 높은 색을 씁니다. 이 대비가 단순히 '어둡고 이상한 주인공'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웬즈데이가 세상과 얼마나 다른 주파수로 존재하는지를 시각적으로 설명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버튼 연출의 가장 잘 작동한 지점이라고 봤습니다.

    반면 중반부 이후 미스터리 수사 장면들은 시각적으로 다소 평범해졌습니다. 버튼의 색채 감각이 빠진 자리에서 드라마는 일반적인 청소년 스릴러의 문법으로 수렴했고, 그 순간 작품의 개성이 옅어졌습니다. 이건 단일 감독이 전 화를 연출하지 않는 시리즈 드라마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지만, 팀 버튼이라는 이름에 걸었던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미스터리 서사의 완성도 — 기대 이상, 그러나 결말은 아쉬움

    드라마의 중심 서사는 네버모어 아카데미 주변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과, 웬즈데이가 그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입니다. 기숙학교 배경의 미스터리 장르는 해리 포터부터 기묘한 이야기까지 이미 많이 소비된 형식인데, 웬즈데이는 여기에 예지 능력과 초자연적 존재들을 얹어 장르 혼합을 시도했습니다.

    초반 3~4화까지는 이 혼합이 꽤 잘 작동했습니다. 단서를 따라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웬즈데이의 추리 방식이 캐릭터의 개성과 맞물리면서 서사가 흥미롭게 전개됐습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빌런의 정체와 동기 설명이 급하게 처리되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결말 직전 반전은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고, 최종 대결 장면은 기대했던 것보다 허무하게 마무리됐습니다. 미스터리 드라마에서 결말의 무게감은 전체 서사의 만족도를 결정하는데, 그 부분에서 웬즈데이는 조금 힘이 빠졌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이 드라마의 진짜 강점은 미스터리 해결보다 웬즈데이가 네버모어에서 관계를 형성해가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엔키아 이야기나 싱고 교수와의 긴장감 있는 장면들처럼, 주변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이 쌓이는 순간들이 미스터리 서사보다 훨씬 생동감 있었습니다. 드라마가 미스터리 해결에 집중하는 후반부에서 오히려 그 생동감이 줄어들었다는 게 아이러니했습니다.

    조연 캐릭터들이 드라마를 살린 방식

    웬즈데이의 룸메이트 이네스 역을 맡은 엠마 마이어스는 드라마 전체에서 가장 반가운 존재였습니다. 밝고 친절하지만 결코 납작하지 않은 캐릭터였고, 웬즈데이와의 케미가 드라마 전체의 감정적 중심을 담당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하는 과정이 로맨스 라인보다 훨씬 설득력 있게 그려졌고, 이 부분이 드라마의 성장극 측면을 실질적으로 지탱했다고 생각합니다.

    캐서린 제타존스가 연기한 모티샤 아담스는 등장 분량이 많지 않지만 존재감은 확실했습니다. 딸과의 갈등 구조를 짧은 장면 안에서 설득력 있게 전달했고, 원작 캐릭터에 대한 존중과 새로운 해석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았습니다. 반면 고메즈 역의 루이스 구즈만은 다소 평면적으로 소비된 감이 있었습니다. 원작에서 고메즈가 가진 특유의 낭만적 과장감이 이 시리즈에서는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게이브리얼 역의 존재 방식이었습니다. 드라마가 웬즈데이를 중심에 두면서도 주변 캐릭터들에게 각자의 서사를 부여하려 한 시도는 분명히 보였고, 그 노력이 성공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공존했습니다. 성공한 경우는 이네스, 실패한 경우는 두 명의 로맨스 상대방 캐릭터였다고 봅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잘 맞고, 이런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웬즈데이는 고딕 분위기와 청소년 성장극의 조합을 좋아하는 시청자에게 잘 맞는 드라마입니다. 기묘한 이야기처럼 초자연적 요소와 인간 드라마를 함께 즐기는 분이라면 초반 4화까지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겁니다. 제나 오르테가라는 배우에 관심이 있다면 이 드라마가 그의 역량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반면 미스터리 서사의 촘촘한 구성과 결말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보는 분이라면 후반부에서 실망할 수 있습니다. 로맨스 서사가 드라마 전반에 걸쳐 꽤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담스 패밀리 원작의 앙상블 가족 코미디를 기대하고 켜셨다면 이 드라마는 그 기대와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웬즈데이 시즌 1은 몇 화로 구성되어 있나요?
    총 8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2년 11월 넷플릭스에 전체 공개되었습니다. 한 화당 평균 45~50분 내외의 분량으로, 주말 이틀 안에 완주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시즌 2는 2025년 공개 예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아담스 패밀리 원작을 미리 알고 봐야 하나요?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드라마는 웬즈데이를 독립적인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배경 설명을 자체적으로 제공합니다. 다만 원작을 아는 시청자라면 고메즈, 모티샤 등 가족 캐릭터가 등장할 때 추가적인 맥락을 읽을 수 있어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Q. 팀 버튼이 전 화를 연출했나요?
    아니요. 팀 버튼은 8화 중 4화를 연출했고, 나머지 4화는 간다 몬테이로와 마이클 고이가 맡았습니다. 버튼은 총괄 프로듀서로도 참여했습니다. 연출 화에 따라 시각적 분위기에 차이가 있어 팀 버튼 특유의 고딕 미학은 초반부에 더 집중되어 있습니다.
    Q. 틱톡에서 유행한 웬즈데이 댄스 장면은 몇 화에 나오나요?
    4화에 등장합니다. 학교 파티 장면에서 웬즈데이가 레이디 가가의 Bloody Mary에 맞춰 독특한 춤을 추는 장면인데, 제나 오르테가가 직접 안무를 구성하는 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장면이 소셜 미디어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며 드라마의 글로벌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Q. 웬즈데이는 어린 시청자도 볼 수 있나요?
    넷플릭스 기준 TV-14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폭력적인 장면이 일부 포함되어 있고 공포 분위기가 강한 편이라 어린 아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이라면 대체로 무리 없이 볼 수 있는 수준이며, 부모와 함께 시청하는 경우라면 사전에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 불완전하지만 개성은 분명한 드라마

    웬즈데이는 완성도가 고른 드라마는 아닙니다. 미스터리 결말의 허무함, 후반부 서사의 속도 문제, 로맨스 라인의 설득력 부족은 분명한 약점입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보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제나 오르테가라는 배우가 캐릭터를 어떻게 구현했는지, 그리고 팀 버튼의 시각 언어가 어떻게 캐릭터의 정체성을 화면에 새겼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미스터리 스릴러보다 캐릭터 스터디로 접근했을 때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웬즈데이 아담스라는 인물이 타인을 밀어내면서도 조금씩 연결되어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기 인식의 변화가 이 드라마의 진짜 이야기입니다. 기숙학교 미스터리는 그 이야기를 위한 무대 장치였고, 그 무대가 때로 주인공보다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려 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시즌 2에서 그 균형이 조금 더 잘 잡힌다면, 이 시리즈는 훨씬 더 단단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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