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인드헌터를 보려고 했을 때, 솔직히 말하면 연쇄살인범 인터뷰 장면이 메인 볼거리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범죄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 살인범의 충격적인 발언, 그리고 FBI 수사관들이 그걸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 정도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 드라마는 제가 상상한 것과 꽤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마인드헌터는 악을 분류하고 이해하는 과정보다, 그 과정이 이해하려는 사람 자신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는가를 훨씬 집요하게 따라가는 작품이었습니다.데이빗 핀처가 제작 총괄을 맡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이름이 주는 기대가 오히려 드라마 초반의 느린 호흡을 낯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세븐이나 조디악 같은 작품을 떠올렸다면, 마인드헌터는 그것보다 훨씬 더 말이 많고 훨씬 더 ..
솔직히 말하면, 처음 나르코스를 보기 전에는 '마약왕 이야기를 또 어떻게 새롭게 만들겠어'라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라는 이름은 이미 수많은 다큐멘터리와 기사로 너무 많이 소비된 소재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시즌 1을 틀고 나서 처음 에피소드가 끝날 무렵, 제 예상은 꽤 크게 빗나갔습니다. 이 드라마는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악당'으로 단순하게 그리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를 낭만화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장 불편한 지점은, 그가 어떻게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았는지를 납득 가능한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나르코스가 실존 인물을 다루는 방식, 미국 요원 시점이라는 독특한 서사 선택, 그리고 다큐 형식의 연출이 어떤 효과와 한계를 낳는지를 중심으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