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영화를 볼 때 솔직히 기대한 건 괴수물의 쾌감이었습니다. 한강에 거대한 생물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도망치고, 가족이 힘을 합쳐 싸운다는 줄거리만 보면 충분히 그렇게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 기대가 정확히 절반만 맞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괴물은 분명 괴수가 나오지만, 그게 핵심이 아닌 영화입니다. 오히려 한강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장르의 문법을 얼마나 의도적으로 비틀었는지가 이 작품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이 리뷰는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글이 아닙니다. 처음 가졌던 기대와 실제로 달랐던 부분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는 장면들을 중심으로 써봤습니다.한강을 무대로 삼는다는 것의 의미영화 초반, 한강 둔치..
처음 기생충을 보기 전에는 솔직히 '또 다른 계층 비판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는 분명 있었지만, 칸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쏟아진 '역대급 걸작'이라는 수식어들이 오히려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계층을 이야기하는 척하면서, 사실 공간을 이야기하고 있구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면 하나하나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인물의 운명을 암시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이 영화가 왜 그렇게 오래 회자되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그 공간 설계의 논리, 배우들의 연기가 서사와 맞물리는 지점,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과 어떤 맥락 위에 놓여 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항..